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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 리뷰

by 밝게웃다 2020. 12. 13.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7524895

 

초급 한국어(오늘의 젊은 작가 30)(양장본 HardCover)

2010년 단편소설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지혁의 네 번째 장편소설 『초급 한국어』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초급 한국어』는 작가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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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재밌게 봐왔고 제목이 초급 한국어라서 호기심이 들었던 책이다.

정식으로 한국어를 가르쳐본 적은 없지만 타국에서 외국 친구들과 서로 언어를 가르쳐주는 언어 교환 식의 교류를 많이 해왔다. 하지만 평생을 써온 내 언어지만 왜 이렇게 어려운 규칙들과 비일관성이 많던지.

 

국물이라는 단어가 사실 자연스럽게 발음하기 위해서는 궁물로 말을 해야던가 굳이는 구디가 아니라 구지로 발음 된다는 사실을 일일이 외국인들에게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한국어 교재에서 설명하는 원리를 열심히 이해하고 다시 설명 해주려다가도 야. 그냥 우리는 이렇게 써~ 이렇게 말하는게 습관이야~를 반복했었다. 괜히 중고등학교때 애들이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생활 국어가 아니었나 보다.

 

또 단순히 시간을 말하는데도 왜 시간을 말할 때는 서수고 분을 말할때는 한자어로 말하는 것인 가. 이 책에서 이 예제가 나왔을 때 얼마나 공감이 되던지. 왜 이렇게 한국어란 일관성이란 없는 것일까.

게다가 중급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에게는 은근히 뉘앙스에 따라 바뀌는 어미를 어떻게 설명 해줘야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했습니다” “했거든요?” done이면 done이지 표현하고 싶은 느낌에 따라 교묘하게 달라지는 어미들을 설명해주기엔 내 능력이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한때 진로가 불투명하던 시기에는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따볼까도 생각했다. 한국어 선생님을 하기엔 기대되는 수입이 낮았지만 적어도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내 친구들에게는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한국어를 알려주고 싶어서.

 

책에서 화자가 뉴저지로부터 매일 통근하는 역은 Port Authority 역이다. 작년에 한인 숙소에 머무르면서 내가 매일 하루를 시작했던 바로 그 역이다. 라디오 PD 정혜영의 글이었나. 여행을 가기 전에는 글로 그 곳을 안다고 생각 했었는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전혀 다른 실감이 나더라.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아는 것이 아니었다 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내가 뉴욕에 가보지 않았다면 생경한 외국의 어느 한 곳처럼 무심하게 지나쳤을 묘사와 서술들을 보고 머리속에 완연하게 그 풍경들이 그려졌다.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는 얼마나 많을 것이며 내가 모르는 세계들을 책으로 접했을 때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일까.

 

그 곳에 머무르는 자격조차 해결되지 않는 신분. 외부인으로서 느끼는 외로움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내가 그런 신분이었기에 공감이 되면서 묘하게 위로를 받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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